정치권이 마련한 저축은행 피해 보상 방안이 5000만원 초과 예금자의 손실액을 거의 다 보상하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산하 피해대책 소위원회는 지난 9일 저녁 "6000만원까지 전액 보상하고 나머지 금액은 피해액별로 일부만 보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위는 3억5000만원 초과 예금분은 60%만 보상해 준다고 했다. 얼핏 들으면 고액 예금자들은 최고 40% 손실을 봐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실상은 다르다. 국회가 예금액 보상 비율을 '총액'에 적용하지 않고 구간별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1억원 예금자는 95%(9500만원)를 돌려받는 것이 아니다. 원래 보호받는 5000만원에 5000만원 초과~6000만원 이하 금액(1000만원)의 100%,6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 금액(4000만원)의 95%를 돌려받기 때문에 총 보전액은 9800만원(98%)에 이른다. 같은 식으로 보상액을 다시 계산하면 1억5000만원 예금자는 소위 발표대로 90%가 아니고 95.3%(1억4300만원)를 받는다. 700만원 빼곤 다 돌려받는 셈이다. 2억5000만원 예금자는 80%가 아니라 89.2%(2억2300만원)를,3억5000만원 예금자는 70%가 아니라 83.7%(2억9300만원)를 각각 돌려받게 된다. 5억원을 저축은행에 예치한 경우라면 3억8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보상률은 60%가 아니라 76.6%로 훌쩍 높아진다.

불완전판매에 한해 보상하기로 한 후순위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7000만원 투자자는 6300만원(90%),1억원 투자자는 8400만원(84%),5억원 투자자는 3억2400만원(64.8%)을 각각 받게 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