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세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등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큰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부담을 느낀 탓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연중 최고치인 4.7%를 기록, 7개월째 4%대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커진 탓에 금리 정상화 속도도 더 늦춰졌다고 볼 수 있다"며 "정상화 기조는 이어가더라도 연내에는 한 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는 2009년 1월 3%에서 2.50%로 내려간 뒤 같은해 2월에는 사상최저치인 2%까지 하향됐다. 이후 지난해 두 차례,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돼 올해 3월부터는 3%대로 복귀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없이 1088~1089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