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재차 불거지면서 여전히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옵션만기와 기준금리 등 국내 변동성 요인들의 부담이 낮아졌지만 해외변수들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에 이어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로 4% 급락, 1730선에서 장을 출발했다. 이후 기관과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 덕에 낙폭을 축소하며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부각되기 위해선 해외변수들의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미국과 유럽 관련 소식들에 따라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날 2조원 넘게 나온 프로그램 매물로 옵션만기 부담이 낮아졌고, 금리가 동결되는 등 국내 변동성 요인들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면서도 "최근 증시 급락의 동인이 해외변수였던 만큼 국내 요인들의 증시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미국 신용 경색 상황이 유럽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재차 위축시키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정책마련을 통해 해외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국내 증시도 일정한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인이 금융, 철강 등 일부 업종에 대해 '사자'를 나타내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최근 장중 변동성이 큰 흐름이 지속된 상황에서 대외변수 안정에 따라 투자심리가 추가적으로 진정돼야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 시점에서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가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이 루머이고, 등급전망도 안정적이라 밝혔다"며 "프랑스 신용등급 전망치도 안정적으로 제시됐기 때문에 당분간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최근 조정으로 국내증시는 가격 매력이 커졌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 분석대상 기업 기준 국내증시의 12개월 이후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이는 이전 밸류에이션 2009년 2월(8.5배) 수준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