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와 네이트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초유의 사건에 최고 수준의 해커가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에 악용된 소프트웨어는 이스트소프트의 알툴즈 중 알집 업데이트 프로그램이었으며 유출된 3500만명의 회원정보는 중국으로 이미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싸이월드와 네이트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외부 경유지 서버를 통해 중국에 할당된 주소(IP)로 넘어갔다고 11일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해킹 피해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 이스트소프트 · 기타 관련 업체의 PC와 서버 등 40여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출된 주요 개인정보 항목은 ID와 암호화된 비밀번호 · 주민등록번호,성명,생년월일,성별,이메일주소,전화번호,주소,닉네임 등이다.

중국은 이번 사건 초기부터 보안 전문가들이 해커의 근거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받은 지역으로 우리 경찰과 공조 여부가 분명치 않아 유출된 개인정보의 회수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 보인다.

경찰은 해커가 지난달 18~19일 이스트소프트의 '공개용 알집' 업데이트 서버를 해킹해 감염시킬 대상을 지정하고,정상 업데이트 파일을 악성파일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SK컴즈 사내망 PC 62대를 감염시켰다고 설명했다. 해커는 SK컴즈의 특정 IP로 악성코드를 겨냥했으며 현 상황으로 볼 때 여타 정보기술(IT)업체나 일반인을 노린 정황은 없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다만 일반인을 겨냥했다면 상당수가 감염됐을 수 있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은 해커가 만든 악성코드의 수준이나 보안업체인 이스트소프트를 대담하게 해킹한 정황을 감안할 때 최고 수준의 해커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밀번호나 주민등록번호에 설정된 암호가 이미 해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해커는 지난달 18~25일에는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내망 좀비PC로부터 데이터베이스(DB) 서버망에 접근할 수 있는 DB관리자의 ID와 비밀번호 등 접속정보를 추가 수집했다.

이어 26~27일에는 SK컴즈 사내망 좀비PC를 원격 조종해 관리자 권한으로 DB서버에 접속한 후 네이트와 싸이월드에 가입된 3500만명의 회원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