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장에도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의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들어 10일간 뉴욕의 고급 브랜드 유통업체인 삭스와 110년 전통의 백화점 노드스트롬의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각각 18%와 17%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명품 액세서리 업체 티파니와 핸드백 브랜드 코치도 16%와 18%씩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하락폭 9.3%를 훨씬 웃돈 것이다.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의 최고급 백화점과 명품 업체들이 매출 저하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월터 롭 컨설턴트 회장은 "명품족들은 주식시장이나 환율 변동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물건을 산다"며 "그러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 예상치 못한 악재 소식에 구매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개인소비지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2009년 9월 이후 최대폭이다. 이 신문은 "명품 구매자 수는 적으나 이들의 소비는 미국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한다"며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인해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명품 업체들의 매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데버러 웨인스버그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소득 상위 20%인 부유층이 전체 주식의 89%를 차지하고 있어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안 좋을 경우 명품 관련 시장 매출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