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적 생명을 건다. 12일 밝힐 거취의 내용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투표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직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사실상 주민투표에 배수진을 침으로써 주민의 투표 참여율을 높여 복지포퓰리즘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다.

오 시장은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거취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어) 더 이상 묵묵부답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중대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주민투표는 개인적인 정치 이미지에는 손해지만,2011년도 오세훈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라며 "합리적 · 개혁적 보수 등의 평가를 받던 나로서는 망설이는 시도였지만,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정치권'무상 시리즈'에 대한 쓴소리는 이날 하루 종일 이어졌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캠퍼스Q' 행사 강연에서 "절약해야 하고, 있는 돈을 막 쓰면 안된다고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나눠주겠다고 한다"며 "(정치인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잉복지를 하느라고 넋 나간 여야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릴 주민투표가 다가오고 있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선거 때만 되면 이것도 무상,모두 무상"이라며 "여야 모두 포퓰리즘이고,당선이 최우선 목표고, 집권이 최대의 목표가 된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오 시장은 "아이들 밥 먹이는 것에 반대한다고 나더러 매정하다고 하는데 나도 표를 받아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왜 인심을 쓰고 싶지 않겠느냐"며 "'무상 시리즈' 하는 사람들은 국민 돈을 갖고 나눠주면서 생색을 낸다"고 말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오 시장 발언은 정치공학적인 판단을 떠나 주민투표의 순수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단계적 무상급식이라는 '지속가능한 복지'가 오 시장의 확고한 원칙이며 이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게 오 시장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