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취득기준이 완화된 후 상장사들이 '통큰'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방어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주가 안정을 위해 11일부터 11월10일까지 자사주 10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자사주 취득에 2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사주 취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4.32%(130원) 오른 3143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자사주 매입계획을 공시한 휴맥스와 휴맥스홀딩스도 이틀 동안 주가가 각각 17.35%와 28.69% 급등했다. 휴맥스와 휴맥스홀딩스는 각각 30억원과 23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NHN도 842억원을 들여 자사주 47만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한도를 완화해주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기업은 자사주를 직접 살 때는 취득 신고 주식수만큼,신탁을 통할 경우엔 신탁재산 총액 범위 내에서 취득 가능한 주식수만큼 살 수 있게 됐다.

상장사 최대주주와 최고경영자(CEO)들도 주가방어와 지분확보 등의 명목으로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다. 한솔케미칼의 조동혁 명예회장과 부인 이정남 씨는 최근 장내에서 3만8590여주(0.34%)를 매입했다.

웅진케미칼의 오너 2세들도 최근 하락장을 이용해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금 회장의 2세인 윤형덕 씨와 윤새봄 씨는 최근 장내에서 각각 14만주와 9만9000여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둘의 보유주식은 247만여주(0.52%)와 243만여주(0.51%)로 늘어났다. 박찬구 금호석유 대표이사는 8일 사재 5억여원을 털어 자사주 2488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