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株' 싸졌다…PBR 10년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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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ㆍLG전자ㆍSK텔레콤 등 PBR 1 미만 대형株 수두룩
주가가 장부 가치 밑돌아…전문가 "우량주 싸게 살 찬스"
주가가 장부 가치 밑돌아…전문가 "우량주 싸게 살 찬스"
최근 주가 폭락으로 국내 증시의 주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지표들이 2000년 이후 바닥권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코스피지수 1800선이 강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장중 1800선 밑으로 일시 하락할 때마다 개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종가로는 1800선을 지켜내고 있는 것도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이 같은 심리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인 PBR
11일 코스피지수는 11.20포인트(0.62%) 상승한 1817.44에 마감했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17.0% 폭락한 뒤 이틀째 반등이다. 전날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음에도 코스피지수는 반등하는 저력을 보였다.
최근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 등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는 2000년대 들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를 구성하는 100개 종목의 12개월 후 예상 주당순자산(BPS) 대비 PBR은 이날 현재 1.14배였다. 같은 조건의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한 PER은 8.19배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하반기를 제외하면 PBR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에 와 있다. PER도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상태다. 주가 급락 직전인 이달 1일만 해도 PBR은 1.39배,PER은 9.93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산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PBR이 1.1배 수준까지 떨어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래 이익 추정에 기반해 산출되는 PER은 향후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고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 현재 주가를 유지하더라도 높아질 수 있다.
PBR은 다르다. 자산가치는 그동안 기업들이 쌓아 놓은 누적 실적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실적이 나빠져도 PBR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은 낮다. 경기 침체로 인한 주가하락기에 PER보다 PBR 수준이 보다 신뢰성 있는 지지선을 형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2000년 이후 PBR이 1.1배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중국 긴축 쇼크 등 강한 외부 충격이 있었을 때였다"며 "하지만 그때마다 주가는 반등해 국내 증시 PBR은 평균 1.4배대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장부가치보다 주가 낮아진 대형주 속출
국내 증시의 평균 PBR이 1.1배로 떨어지면서 대형주 중에서도 PBR이 1배를 밑도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2일부터 10일까지 24% 하락해 올해 말 예상 BPS를 기준으로 한 PBR이 0.72배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13% 하락한 SK텔레콤도 PBR이 0.73배로 떨어졌고 포스코도 15% 정도 주가가 빠지면서 PBR이 0.79배로 하락했다. 한국전력(0.32배) KT(0.72배) 현대미포조선(0.57배) 롯데제과(0.83배) 한국가스공사(0.36배) 등도 주가가 장부가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최근 반등장에서 저PBR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날 5.88% 오른 데 이어 이날 0.46% 상승했다. SK텔레콤도 3.05% 올랐다.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일부터 지수가 1800선을 지키고 있는 것은 국내 증시와 대형주의 PBR이 매우 낮다는 투자자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