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반지 주문이요? 아예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 종로3가에서 돌반지를 총판하는 업체 사장의 얘기다. 나날이 치솟는 금 가격에 거래가 실종됐다. 동네의 금은방은 물론 도매 상인들까지 금 관련 매매가 중단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통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돌'이 된 셈이다.

14일 한국귀금속판매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3.75g의 돌반지 소매가격은 27만원(판매가격)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초 18만원대에서 약 50% 오른 수준이다.

돌반지 가격의 상승은 국제 금 가격의 상승에서 비롯됐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값은 전날대비 온스당 8.9달러(0.5%) 내린 1742.6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 금값은 품귀 분위기속에 5.5% 상승해 6주 연속 올랐다.

이처럼 금 가격이 국제적으로 치솟고 있고, 돌반지 가격 마저도 동반 급등하면서 거래도 뜸해지고 있다.

정부와 귀금속업계에서 금반지 유통이라도 늘리겠다고 내놓은 1g 돌반지 또한 유통이 얼어붙기는 마찬가지다. 1g 돌반지도 7만2000원으로 올랐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지난 6월에 1g 돌반지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금값 상승에도 6만원대의 돌반지를 살 수 있게 됐다'는 문구도 무색해졌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지난 6월 1g 돌반지를 내놓은 달에는 2만9000개가 판매됐고, 7월에도 비슷한 추세인 것으로 안다"며 "그런대로 판매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출시된지 100일 정도가 되는 9월께 시장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출시된 달에만 반짝 수요가 있었을 뿐, 지난 달부터 수요가 이미 얼어붙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7~8월은 휴가철로 돌잔치가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치솟는 금 가격에 아예 금반지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게 수요감소의 원인이라도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귀금속판매중앙회 관계자는 "금반지 판매도 어렵거니와 매입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금 관련 대형유통점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동네 금은방들은 판매도 매입도 안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돌반지의 차익을 실현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것. 하지만 이 조차도 금을 유통하는 채널은 순금나라, 골드스토어, 금시세닷컴 등 대형 유통점에만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른바 '동네 금은방'은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게 중앙회의 설명이다.

귀금속 소매업계 관계자는 "폐업하는 금은방들이 올해들어 부쩍 늘어났고, 신규로 등록하는 업체수도 줄었다"며 "페업 신고는 안하더라도 현장을 찾아가보면 업종을 전환했거나 간판만 걸어놓은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영업을 하는 금은방이더라도 가게세를 못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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