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이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 폭동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11일(현지시간) IT전문지 일렉트로니스타 영국판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소집된 긴급 의원 총회에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사이트들이 폭도들을 런던과 다른 도시로 결집하는 도구로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에서 체포된 몇몇 건수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지기도 했다고 일렉트로니스타는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어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이 폭력적이고 혼란스럽고 범죄적인 책략이 짜여지는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사이트들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법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블랙베리 메신저가 폭도들의 주요 연락 수단"이라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어느 정도 열린 시스템과 달리 닫힌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총리의 발언 이후 영국 정부는 페이스북, 트위터, 리서치인모션(림) 임원들과 미팅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렉트로니스타는 "의회가 이번 폭동과 같은 국가 비상사태에 소셜미디어사이트들을 강제로 차단시켜버리는 권한을 행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이날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공포 문화가 거리에 존재하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며 "망가진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폭도들을 소탕하겠다"고 선언했다.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지난 4일 발생한 경찰 총격 사건에 항의하면서 6일밤 시작된 이번 폭동은 10일까지 닷새동안 런던을 거쳐 버밍엄, 맨체스터, 레스터, 리버풀 등으로 번졌다.

11일부터는 방화, 약탈 등이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어 국민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