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한우 판매가격을 대폭 낮추겠다고 한다. 축산농가를 떠나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9단계나 되는 지금의 한우 유통단계를 5단계로 축소해 유통마진을 줄이는 것이 혁신의 골자다. 이를 위해 위탁영농을 확대하고 원가 절감을 위한 새로운 유통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렇게 해서 소비자에겐 부위에 따라 최대 30% 싸게 공급하고 축산농가에는 사육비 지원과 함께 매입가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10% 정도의 추가이익을 얻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와 농가에 모두 이득을 주는 새로운 유통혁신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 한우농가는 구제역 파동 이후 소비가 급감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여야 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무엇보다 여전히 사육 두수가 많아 산지 소값과 도매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데도 최종 판매가격은 낮아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1㎏에 평균 1만3012원(1등급)으로 전년 동기보다 18.1%나 낮아졌다. 그런데도 소비자가격은 10만원 가까이나 되니 웬만한 고소득층 아니면 한우 맛은 구경하기조차 어렵다.

결국 비효율적인 유통구조로 인해 유통 마진이 너무 높은 것이 문제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조사에 따르면 소고기 유통비용은 2002년 22.9%에서 2009년 37.7%로 상승해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유통마진이 같은 기간 8.9%에서 22%로 크게 높아졌다. 물론 이런 현상이 한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배추 무 같은 채소류에서 가격파동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도 지나치게 다단계에 걸쳐 복잡하게 형성돼 있는 유통구조에서 비롯된다. 농산물 평균 유통비용이 소비자가격의 44.5%(2008년)나 된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 유통혁신이 필요하다. 중소 유통업자들이 또 동반성장을 요구하고 나설까 그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