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의 폭풍이 지나갔지만, 고요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를 것 같다.

이번 주(8.15∼19)에도 뉴욕증시는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는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리먼 사태를 연상케 하는 한 주였다.

뉴욕증시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세계 경기 둔화와 주요 국가들의 재정 불안에 따른 시장의 급격한 심리 악화로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하루 5% 내외씩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장중 최고와 최저가의 차이도 상당히 벌어져 변동성이 강한 장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1.53% 빠졌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72% 떨어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0.96% 하락했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2일 36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6.77% 낮아졌지만, 지난 한 주 13.66% 상승했다.

다행히 뉴욕증시는 지난주 마지막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 급락세를 멈추고 일단 진정 단계에서 한 주를 마쳤다.

아찔한 한 주가 지났지만, 위험은 아직 남아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전망처럼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브래드 소렌슨 찰스스와프 시장분석 이사는 "변동성은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성이 사라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투자 회사들의 증시 전망도 엇갈린다.

바클레이스는 불안심리가 과도하다며 저가 매수 등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JP모건은 경기둔화가 지속하고 있어 반등이 강하지 않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문제는 유럽의 재정 위기, 미국의 경기이며 관련국들의 정책 대응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이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의 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까지 확산하고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도 완전하게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심리적 위기에 이어 프랑스의 2분기 성장률이 제로를 기록하는 등 유럽은 성장 위기도 맞고 있다.

재정 위기 가능성이 있는 국가가 늘어나는 등의 추가 악재가 더 나오면 다시 혼란을 각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로 예정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회동에 시선이 쏠린다.

이들 정상이 최근의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위기와 금융시장의 불안을 치유하기 위해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가 궁금하다.

미국이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시장의 관심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성장과 고용을 위한 경제관련 제안들을 매주 내놓겠다고 발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정책 대응이 시장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이들의 위기에 대한 공포는 더 확산할 수 있다.

이번 주에도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된다.

15일에는 뉴욕주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주택시장지수, 신용카드 연체율이 발표되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만나는 16일에는 주택 착공, 수출입 물가, 산업생산이, 17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 석유재고가 각각 공개된다.

18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 기존 주택 판매,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와 함께 가장 중요한 지역 제조업 지표인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가 발표되고 19일에는 산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