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실패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대외 이슈에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4일 미국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 놨다. 미국은 금융위기 혹은 '더블딥(이중침체)'이 현실화될 경우 초당적 대처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유럽내 정치적 타협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이 증권사 윤창용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미국 2차 채무증액 및 재정감축안은 2012년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 9월 중에는 충분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결국 사태의 본질은 미국보다 유럽에 있다"며 "7월 중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안을 지원하면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실질적 대출여력을 'AAA' 신용등급 6개국의 지금보증을 통해 출범 당시 4400억유로로 증액키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상 간 합의만 이끌어냈을 뿐 독일을 비롯한 AAA 회원국의 의회 동의는 미룬 상태라는 것. 만약 독일이 주도한 유럽경제통화동맹(EMU) 체재를 깨고 탈퇴를 선언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인해 사실상 독일이 보유한 대외채권은 상당부분 부실자산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현재 독일의 대외채권(6조달러) 중 5000억달러인 대략 10% 정도가 부실자산이 된다고 가정하자"며 "유로존 내 AAA 회원국의 유럽중앙은행 출자비율은 58.1%로 이 중 독일 비중이 거의 5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독일도 경제적 실질은 고려하면 EFSF를 증액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다.

그는 "금융시장 참자자가 가장 반길만한 정책은 유로존이 재정적으로도 통합함을 의미하는 유로본드를 발행해 영구적 안정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정책을 가동하면 유동성 위험은 물론 시스템 리스크으로의 확산도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만 따지만 이러한 내용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독일도 최근 주가가 폭락하고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은 만큼 의외로 빠른 시일 내 획기적인 안정장치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비용편익을 따져보면 EFSF 증액, 나아가 유로본드 발행은 충분히 도출 가능한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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