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금융위기 때와는 달라…펀더멘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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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해외발주 차질 우려에 건설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건설 업종은 시장 대비 4%포인트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했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주가 하락률은 고점 대비 25%에 이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금융위기 직후 한국의 주요 발주처인 중동의 NOC(국영석유회사)들의 발주 패턴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이 증권사 이경자 연구원은 "2009년부터는 유가와 중동 발주물량이 비례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금융위기 당시 유가 하락으로 재정적자를 경험한 중동국가들은 자국의 경제 모델을 기존 원유 수출형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09년 이후 플랜트 투자는 이 차원에서 집행돼 유가와 발주량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플랜트 발주에 필요한 자금조달(project financing)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금융위기 당시 중동 프로젝트의 파이낸싱(PF) 구성에서 유럽과 미국 등 비중동 금융시장에서 조달한 비율은 20% 내외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주목할 점은 중동의 투자 의지로 공공기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금융위기를 견뎌내 투자여력이 높은 중동 금융권의 현 상황은 중동 프로젝트의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건설사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금융위기 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주택 대손상각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이익의 하향 가능성이 컸다는 것. 반면 지금은 2분기를 고비로 대부분 대손처리가 마무리된데다 분양 재개로 내년부터 주택 매출 정상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부터 이익 안정성이 강화되고 중동발주 환경이 현 수준의 유가나 금융환경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주 모멘텀(상승 동력)이 확실하고 이익 가시성이 높은 업체를 우선적으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이에 해당하는 최선호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차선호주는 대림산업을 꼽았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시장 불안이 장기화돼 발주 지연 리스크가 본격화되지 않는다면 건설주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수주 모멘텀이 좋은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 하반기 이익 안정성이 높은 삼성물산, 현대건설을 저가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국투자증권은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금융위기 직후 한국의 주요 발주처인 중동의 NOC(국영석유회사)들의 발주 패턴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이 증권사 이경자 연구원은 "2009년부터는 유가와 중동 발주물량이 비례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금융위기 당시 유가 하락으로 재정적자를 경험한 중동국가들은 자국의 경제 모델을 기존 원유 수출형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09년 이후 플랜트 투자는 이 차원에서 집행돼 유가와 발주량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플랜트 발주에 필요한 자금조달(project financing)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금융위기 당시 중동 프로젝트의 파이낸싱(PF) 구성에서 유럽과 미국 등 비중동 금융시장에서 조달한 비율은 20% 내외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주목할 점은 중동의 투자 의지로 공공기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금융위기를 견뎌내 투자여력이 높은 중동 금융권의 현 상황은 중동 프로젝트의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건설사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금융위기 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주택 대손상각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이익의 하향 가능성이 컸다는 것. 반면 지금은 2분기를 고비로 대부분 대손처리가 마무리된데다 분양 재개로 내년부터 주택 매출 정상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부터 이익 안정성이 강화되고 중동발주 환경이 현 수준의 유가나 금융환경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주 모멘텀(상승 동력)이 확실하고 이익 가시성이 높은 업체를 우선적으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이에 해당하는 최선호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차선호주는 대림산업을 꼽았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시장 불안이 장기화돼 발주 지연 리스크가 본격화되지 않는다면 건설주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수주 모멘텀이 좋은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 하반기 이익 안정성이 높은 삼성물산, 현대건설을 저가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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