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역 건설업체인 삼도주택은 세환주택건설 부도로 대한주택보증에 넘어갔던 포항 장성동 502가구 아파트 공사현장을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인수했다. '삼도 뷰엔빌W'로 재분양에 나서 현재 80%가량 계약했다. 최근엔 포항 우현동 청구아파트 현장(505가구)을 인수,재분양을 추진 중이다.

부도난 건설사들의 사업장을 사들여 아파트를 재분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도 사업장은 사업중단 기간이 길어 땅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며 "인수 건설사들이 조기 분양을 위해 새로운 평면 등을 적용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현장이 대박단지로 변신

14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올 들어 건설사나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도로 사업이 중단됐던 13개 아파트 공사현장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들 단지는 대한주택보증이 계약자들의 의견을 물어 3분의 2 이상이 원하면 계약금 · 중도금 등을 되돌려주고 사업권을 넘겨받기 때문에 '환급 사업장'으로 불린다.

환급 사업장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다. 사업 중단 기간이 3년을 넘는 곳이 많고,공매 등에서 여러 차례 유찰돼 인수가는 기존 땅값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액의 절반가량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대한주택보증에서 넘겨받은 사업자는 저가에 인 · 허가를 마친 사업장을 인수하는 셈이다.

환급사업장 아파트의 분양가는 시세보다 최소 10% 싸다. 땅값 부담이 적고 인 · 허가 비용도 들지 않아서다. 부동산업체인 시에이토건은 코바건설 부도로 공매로 나온 전북 완주군 '벽산 e솔렌스힐'을 지난 6월 재분양,1주일 만에 계약을 모두 마쳤다. 주변 시세보다 15% 낮은 게 인기 요인이었다. 공정률도 비교적 높아 사업비 회수 기간도 짧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환급 사업장은 건설사나 시행사의 부도 등 외부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틈새 분야"라며 "이미 분양돼 사업성을 검증받은 만큼 낮은 분양가를 토대로 사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예정) 단지는 어디

한라건설은 청주시 용정지구에서 법정관리 중인 신성건설 사업장(1400가구)을 사들여 재분양 중이다. 회사 측은 3.3㎡당 분양가가 730만원으로 기존보다 40만원 낮고 청주지역 전셋값 급등으로 분양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지역 주택업체인 동화주택은 2007년 C&우방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대구 사월동 352가구 아파트 현장을 확보,재분양하고 있다. 분양가를 최초(3.3㎡당 750만~900만원)보다 낮은 600만원대로 책정하고 중소형으로 구성, 반응이 좋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법정관리 업체인 대동주택의 경남 사천 아파트 공사장(596가구)을 오는 10월 초 '사천 엘크루'로 분양한다. 분양가는 3.3㎡당 5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무이자 융자,발코니 확장 등을 감안하면 2006년 분양 때보다 10%가량 싸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시우도시도 최초 공매가 1211억원인 포항 창포동 사업장(1992가구)을 최근 399억원에 수의계약,연내 시공사를 선정해 분양할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