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에만 미국 정보기술(IT) 관련 벤처기업에 23억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대 초반 IT버블 때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 IT전문일간인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2분기 IT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2001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2분기 미국에서 총 275건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 투자금 23억달러 중 약 15억1000만달러가 실리콘밸리의 온라인 관련 업체로 흘러들어갔으며 이들 업체는 주로 소셜미디어회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최근 벤처캐피털과 투자은행(IB) 사이에서 IT벤처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대 학 경영학과가 30명의 실리콘밸리 내 벤처캐피털 관계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투자 자신감이 1분기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100대 IB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인터넷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 듀런 비상장주식 컨설턴트는 "탁월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기업도 많지만 10년 전 닷컴버블 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최근 확산되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실리콘밸리 내 로펌 DLA파이퍼의 주식담당 변호사 커티스 모는 "최근 주목받는 IT기업들은 10년 전 기업들과 달리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