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통하는 中企의 '情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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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직전 음식 대접…가족 소개하며 친분 쌓아
라마단 직전 음식 대접…가족 소개하며 친분 쌓아
"이제 곧 라마단 기간(이슬람 국가의 금식 기도 기간)이라 밥도 제대로 못 먹을 텐데,가서 맛있는 고기나 좀 먹이려고요. "
지난달 세계 최대 주석 광산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 티마로부터 전 세계 138개국에 대한 주석 화합물 유통 판권을 따낸 H&H · 3H의 한상호 회장은 본 계약을 체결하고 채 2주도 되지 않아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라마단 기간 중엔 티마 임원 및 현지 주민들과 교류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전에 성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그는 와키드 우스만 티마 회장을 서울로 초청해 남대문 시장을 함께 구경하고 불닭을 대접하기도 했다. 한 회장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한 티마 회장은 도요타,미쓰비시 등 일본의 글로벌 회사들을 제쳐두고 H&H에 단독 판권을 내줬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정(情) 마케팅'으로 개도국 시장에서 잇따라 대형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 호주의 한 대기업을 물리치고 베트남 최대 수산물 식품업체인 콩탄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산물 가공단지 시공 계약을 따낸 이기영 두영씨앤티 대표는 "몇 달간 어설픈 베트남 말로 '형님'이라 부르며 서로 가족을 소개하는 등 정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현지의 다른 회사들을 연결해주는 등 추가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남미 등에서 '정 마케팅'이 통하는 건 거래 시 상대 기업의 실적보다는 진심과 정을 더 중시하는 비즈니스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초 필리핀의 도로공사 사업을 수주한 한 중소업체 대표는 "동남아 등 대부분의 개도국은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침탈당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어 서구나 일본 업체들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나친 야욕을 보이기보다는 가족처럼 다가가는 것을 선호하더라"고 말했다.
개도국 업체들에 디자인 교육 · 컨설팅 등 디자인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한국에 호감을 보이는 현지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개도국 업체들은 한 번 거래를 트면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
지난달 세계 최대 주석 광산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 티마로부터 전 세계 138개국에 대한 주석 화합물 유통 판권을 따낸 H&H · 3H의 한상호 회장은 본 계약을 체결하고 채 2주도 되지 않아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라마단 기간 중엔 티마 임원 및 현지 주민들과 교류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전에 성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그는 와키드 우스만 티마 회장을 서울로 초청해 남대문 시장을 함께 구경하고 불닭을 대접하기도 했다. 한 회장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한 티마 회장은 도요타,미쓰비시 등 일본의 글로벌 회사들을 제쳐두고 H&H에 단독 판권을 내줬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정(情) 마케팅'으로 개도국 시장에서 잇따라 대형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 호주의 한 대기업을 물리치고 베트남 최대 수산물 식품업체인 콩탄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산물 가공단지 시공 계약을 따낸 이기영 두영씨앤티 대표는 "몇 달간 어설픈 베트남 말로 '형님'이라 부르며 서로 가족을 소개하는 등 정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현지의 다른 회사들을 연결해주는 등 추가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남미 등에서 '정 마케팅'이 통하는 건 거래 시 상대 기업의 실적보다는 진심과 정을 더 중시하는 비즈니스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초 필리핀의 도로공사 사업을 수주한 한 중소업체 대표는 "동남아 등 대부분의 개도국은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침탈당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어 서구나 일본 업체들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나친 야욕을 보이기보다는 가족처럼 다가가는 것을 선호하더라"고 말했다.
개도국 업체들에 디자인 교육 · 컨설팅 등 디자인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한국에 호감을 보이는 현지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개도국 업체들은 한 번 거래를 트면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