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브레이크업 게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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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땐 될성부른 사업만 투자"…상반기 145건 분사
크래프트푸드·아메리칸항공도 기업가치 제고 나서
크래프트푸드·아메리칸항공도 기업가치 제고 나서
"브레이크업(breakup) 게임이 시작됐다. "
'브레이크업'은 사업부 분사 혹은 분리 후 매각(spin-off)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뜻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글로벌기업 사이에서 스핀오프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분사 건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기업들이 분사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세계적 불황조짐을 간파,잘될 만한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황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브레이크업'은 일부기업의 문제가 아닌,모든 기업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스핀오프 사상 최대 이를 듯
올해 상반기 발표된 글로벌 기업의 분사 건수는 145건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분사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여기에 7월 말까지 17건이 추가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총 스핀오프 건수는 270여건을 넘길 전망이다. 가장 많은 분사 건수를 기록했던 2006년의 230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헌팅턴에셋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터 소렌티노는 "기업들은 불황을 앞두고 자체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투자할 곳을 전략적으로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분사를 발표한 크래프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내년부터 북미식료품 부서를 독립시키기로 했다. 기존 회사는 글로벌 스낵법인으로 남는다. 이 회사는 미국과 별도로 성장성 높은 신흥국가에 맞는 공격적 전략을 마련하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메리칸항공의 모회사인 AMR이 지역운행사인 아메리칸 이글을 분리 매각한 것은 반대의 경우다. 수익이 떨어지는 사업부문(이글)을 다른 회사와 합쳐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주가 하락도 스핀오프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1년 내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으며 S&P500 지수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스핀오프는 일반적으로 호재로 작용한다. 주가를 방어하거나 끌어올리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팔리지 않으면 분리하라
사업부문 매각에 실패한 회사들도 잇따라 분리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식품업체 '사라 리'는 지난해 해외음료 사업부문 매각에 나섰지만 실패한 후 올 들어 일단 별도 회사로 분리하기로 했다. 랄코프홀딩스도 '포스트 푸드'를 경쟁업체와 사모펀드에 매각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분사 시키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또 인수 · 합병(M&A) 시장이 예상보다 활성화되지 않자 기업들이 스핀오프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압력이 분사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산업재 생산회사인 ITT와 방산업체 L-3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부터 랄프위트워스라는 투자회사로부터 사업부 분리 압력을 받아왔다. 또 최근 에너지 업체 엘파소가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을 분사한 것이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석유기업의 분사도 눈길을 끈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스핀오프는 마라톤오일로 규모는 139억달러에 달한다. 정제업과 탐사 및 개발부문을 분리하는 것이다. 향후 성장성 높은 탐사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미국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도 유사한 방식으로 분사를 결정했다.
김용준/강유현 기자 junyk@hankyung.com
'브레이크업'은 사업부 분사 혹은 분리 후 매각(spin-off)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뜻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글로벌기업 사이에서 스핀오프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분사 건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기업들이 분사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세계적 불황조짐을 간파,잘될 만한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황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브레이크업'은 일부기업의 문제가 아닌,모든 기업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스핀오프 사상 최대 이를 듯
올해 상반기 발표된 글로벌 기업의 분사 건수는 145건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분사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여기에 7월 말까지 17건이 추가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총 스핀오프 건수는 270여건을 넘길 전망이다. 가장 많은 분사 건수를 기록했던 2006년의 230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헌팅턴에셋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터 소렌티노는 "기업들은 불황을 앞두고 자체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투자할 곳을 전략적으로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분사를 발표한 크래프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내년부터 북미식료품 부서를 독립시키기로 했다. 기존 회사는 글로벌 스낵법인으로 남는다. 이 회사는 미국과 별도로 성장성 높은 신흥국가에 맞는 공격적 전략을 마련하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메리칸항공의 모회사인 AMR이 지역운행사인 아메리칸 이글을 분리 매각한 것은 반대의 경우다. 수익이 떨어지는 사업부문(이글)을 다른 회사와 합쳐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주가 하락도 스핀오프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1년 내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으며 S&P500 지수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스핀오프는 일반적으로 호재로 작용한다. 주가를 방어하거나 끌어올리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팔리지 않으면 분리하라
사업부문 매각에 실패한 회사들도 잇따라 분리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식품업체 '사라 리'는 지난해 해외음료 사업부문 매각에 나섰지만 실패한 후 올 들어 일단 별도 회사로 분리하기로 했다. 랄코프홀딩스도 '포스트 푸드'를 경쟁업체와 사모펀드에 매각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분사 시키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또 인수 · 합병(M&A) 시장이 예상보다 활성화되지 않자 기업들이 스핀오프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압력이 분사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산업재 생산회사인 ITT와 방산업체 L-3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부터 랄프위트워스라는 투자회사로부터 사업부 분리 압력을 받아왔다. 또 최근 에너지 업체 엘파소가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을 분사한 것이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석유기업의 분사도 눈길을 끈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스핀오프는 마라톤오일로 규모는 139억달러에 달한다. 정제업과 탐사 및 개발부문을 분리하는 것이다. 향후 성장성 높은 탐사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미국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도 유사한 방식으로 분사를 결정했다.
김용준/강유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