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 브이이엔에스(V-ENS)가 미국 GM이 내놓은 첫 상용 전기자동차 '쉐보레 볼트'의 일부 설계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LG 고위 관계자는 "GM이 지난해 말 발표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배터리 모듈 등의 설계와 생산 공정 개발에 자동차 설계 엔지니어링 전문업체 브이이엔에스가 참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작업을 브이이엔에스가 담당하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며 "GM의 전기차 후속 모델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LG그룹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과 이노텍의 모터 및 전장제품 기술에 이어 설계 부문에서도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독자적으로 전기차를 설계 · 제조할 수 있는 기술 능력을 상용화 수준까지 확보한 셈이다.

브이이엔에스는 LG가 2001년 이우종 당시 대우자동차 개발실장을 비롯해 상당수 개발인력을 영입해 세운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 회사다. 그룹 내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LG CNS의 자회사로 2004년 분사했다. 550여명의 기술인력이 자동차 설계,생산 기술 개발,부품 개발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은 물론 일본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차량을 개발해왔다.

이 회사가 전기차 설계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9년이다. 지난해에는 LG화학의 의뢰를 받아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팩 모듈을 설계했으며 말레이시아 프로톤의 '사가'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