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다음달 20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 프라이머리-부채담보부증권(프라이머리 CBO)을 발행한다. 발행 주관사는 산업은행과 현대증권이 맡는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 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15일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기보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프라이머리 CBO 발행 계획을 확정했다. 기보가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하는 것은 2001년 8차례에 걸쳐 2조4000억원어치를 발행한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프라이머리 CBO는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1조원가량의 손실을 봤고 정책자금 부실화의 대명사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기보는 부실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다양한 방지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분할상환 방식을 도입한다. 과거에는 3년 뒤 일괄상환하는 방식이었고 상환을 못하면 기보가 일반보증으로 전환해줬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줄면서 지원 금액이 쌈짓돈처럼 남용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는 첫해 10%,이듬해 20%를 갚는 식의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뀌고 3년 뒤에는 원금의 50% 이상을 상환해야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또 프라이머리 CBO를 선순위 97%와 후순위 3%로 나눠 후순위 3%는 회사채 발행 기업이 인수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부실이 발생할 경우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에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지우겠다는 취지다. 기초자산은 전환사채(CB)를 대상으로 했던 10년 전과 달리 일반 회사채에 한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 기업은 종업원 1000명 이하,자산 1000억원 이하 기업이다. 금리는 300명 이하 중소기업의 경우 5.5~9.5%,나머지 기업은 7~10% 수준으로 정해졌다.

중기청 관계자는 "기술 중소기업의 창업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프라이머리 CBO 발행이 이들 기업에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며 "제도적 보완을 통해 부실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보는 12월 중순에 2차로 1500억원어치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하기로 했으며 내년에는 발행금액을 늘리고 기초자산도 CB 등 주식형 채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 프라이머리 CBO

Primary-CBO.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을 맡고 기술보증기금이 원리금을 보증한다. 2001년 '닷컴 붐' 붕괴와 유동성 악화로 벤처기업의 도산이 잇따르자 정부가 긴급 지원 차원에서 도입했지만 또 다른 부실을 낳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