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헬스케어가 유독 국내 시장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성분명 바데나필)의 권토중래를 위해 비장의 카드를 내놨다. 알약을 털어넣고 물을 마셔야 했던 기존 정제 형태를 바꿔 물 없이도 입안에서 수초 안에 녹아버리는 구강붕해정(ODT)을 최근 시판했다. 이 약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안지영 팀장은 "발기부전 환자들이 기존 치료제를 먹을 때 느끼는 심리적 불안과 복용상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레비트라 ODT'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발기부전 때문에 약을 복용할 때 파트너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신경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위축감을 덜어내고 파트너에게 '발각'됐을 경우에 입게 되는 자존심의 상처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지난 6월 온라인을 통해 최근 1년 이내에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40~50대 남성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5%가 '물과 함께 약을 복용하면 환자가 된 것 같은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35%는 '물과 함께 복용하다가 분위기가 깨지거나 타이밍을 놓쳤다'고 응답했다. '식수가 없어 수돗물이나 음료수,술 등과 함께 발기부전약을 복용했다'고 대답한 비율이 53%나 됐다.

기존 레비트라 필름코팅정제는 5㎎,10㎎,20㎎ 등 용량이 세가지이나 레비트라 ODT는 10㎎ 단일 용량만 나왔다. 레비트라 ODT는 민트(박하)맛이 나고 약효와 안전성 등은 기존 필름코팅정과 거의 동일하다. 하루 최대 권장용량은 1회 1정으로 성관계 60분 전에 입안에 넣어 녹여먹으면 된다.

그동안의 임상시험 결과 레비트라는 발기지속시간을 12.81분으로 늘려 가짜약 복용군(5.45분)보다 2.4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강직도는 경쟁약물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며 성인병으로 발기부전이 초래 또는 악화된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더 나은 효과가 나타나는 강점을 가진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비아그라,한번 복용으로 24~48시간 발기 준비 태세를 갖추게 해준다는 '시알리스',간판 국산약인 '자이데나'에 크게 밀렸다. 레비트라 ODT 출시로 이들 경쟁제품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