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 옵션거래 활발한데…ELW거래는 '반토막'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 규모가 최근 며칠 새 '반토막'으로 급감했다. 지수옵션 등 다른 파생상품 거래가 최대치를 경신 중인 것과는 정반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LW 거래대금은 지난 9일 6955억원으로 전날(1조431억원)보다 33.32% 급감했다. 이후 12일까지 나흘 연속 7000억원을 밑도는 극심한 거래 가뭄을 보였다. 11일에는 2009년 3월12일(5852억원)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5884억원에 그쳤다.

ELW시장 건전화를 위해 이달 15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도입된 것이 최근 시장 위축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ELW와 함께 예탁금 제도가 적용된 옵션시장이 사상 최대의 활황이란 점에서 예탁금 문제만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ELW시장에서 변동성은 '양날의 칼'이다. 특히 최근 LP들은 호가 제시에 애를 먹고 있다. 위험 회피(헤지)를 위해 관련 옵션을 매매해야 하는데,최근 옵션 가격이 너무 올라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한 증권사 LP는 "예전에는 틱당 100~300건씩 호가가 나왔는데 요즘은 30개씩 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급변하는 변동성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 워런트 마케터는 "12일 변동성이 진정세로 돌아서자 대다수의 ELW 가치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폭락하자 내가격(행사 가치가 존재하는 상태) ELW가 단시간에 극외가격(행가 가치가 거의 없는 상태)으로 접어들어 휴지조각을 쥐게 된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