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외 변수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기업이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자기 주식 취득 제한을 완화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 특례가 발표된 지난 9일 이후(10~12일) 32개사가 자사주 취득 계획을 신규 공시했다. 하루에 3.4개꼴(1~9일)이던 자사주 취득 공시는 특례 시행 이후 하루평균 10.6개로 3배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9개사,코스닥에서는 23개사가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혔다.

상장사가 자기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을 통해 총 1133만주(575억원)의 취득이 예정됐다. 신탁 계약을 통한 취득 예정 금액은 1389억원이다.

특례 시행 이후 증시에서 실제로 취득한 규모는 592억원에 달했다. 하루평균 197억원으로 특례 시행 전의 155억원보다 27.3% 늘어났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자사주 취득 규모가 사흘 연속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례가 발표된 다음날인 10일 50억원에서 11일 147억원,12일 216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상선이 800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 취득을 공시해 이 기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장내 매수를 통해 333억8800만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어 대덕GDS(150억원) 서울도시가스(100억원) NHN(84억2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텔레칩스가 대우증권과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다우데이타(46억원) 청담러닝(40억원) 휴맥스(35억원) 휴맥스홀딩스(2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 수량에 대한 제한이 3개월간 완화되자 상장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며 "이에 따른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