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직원 氣 살려라"…간 나쁘면 호전될 때까지 야근 금지
일본 도쿄의 정보시스템 업체 히타치솔루션의 이케다 요시히로(池田吉廣) 과장(40)은 다른 직원과 달리 야근을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실시한 신체검사에서 간의 상태가 나쁘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당뇨와 혈압 등 검사치가 높은 이들의 건강이 다시 나아질 때까지 야근에서 빼고 있다. 하마다 씨는 "야근을 안하게 회사가 배려해줘 간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8월15일)는 '기(氣)를 살리는 기업들 · 대단한 제도 100개'란 기사를 실었다. 치솟는 엔화와 혼란스러운 정치판,기업 환경이 어려운 지금,역발상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기업 100곳의 독특한 제도를 소개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카약' 직원들은 매월 말 주사위를 돌려 자신의 보너스를 결정한다. 주사위만 잘 던지면 본봉에 최대 10%의 보너스를 탈 수 있는 '복불복' 게임이다. 마쓰다 쓰요시(松田鋼) 대리는 "지난해까지 매월 보너스는 3~5% 였다"며 "최근 회사가 주사위를 돌려 최대 10%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반응이 좋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나 '꽝'도 있어 한 푼도 못받는 경우도 있다.

마흔살이 되면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곳도 있다. 정밀금속가공 업체 지요다공업은 올해 마흔살이 되는 8명의 직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 대신 이들에게 공작기계 한 대씩을 줬다. 지요다 후지오 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사에 언제까지 있을 것인가. 프로가 돼 마흔살 이후엔 사장이 돼야한다"며 기술을 빨리 배워 독립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퇴직 후 1년이 지나도 자리를 못 잡는 이들은 회사로 복직시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초정밀부품 업체 '주켄(樹硏)공업'의 종업원 90명 중 대졸자는 10명도 안된다. 직원 중엔 동네 불량배도 있고 중졸자도 있으며,사칙연산조차 못하는 소녀도 있다. '직원을 믿기 때문에 일단 채용하고 함께 간다'는 우직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실적이 개선된 곳도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디스코의 2010년 회계연도(2010년3월~2011년4월)의 영업이익은 159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배 늘었다. 매출도 같은 기간 997억엔으로 1.6배 증가했다. 12인 미만의 회의실을 쓸 경우 시간당 1만8000엔을 내게 해 불필요한 회의를 없애는 등 사내 응모를 통해 시간절약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