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때도 꾸준한 실적내며 선방…개별 게임 '흥행 리스크'엔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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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업황 전망 -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최근 주식시장은 미국 경기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로 변동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유독 게임업종의 주가는 시장 방향과 거꾸로 가는 양상이다. 반등장에서는 상승세가 눈부실 정도다.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이달 초부터 지난 12일까지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와중에도 몇몇 게임주들은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거나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우수한 2분기 실적발표 등의 영향으로 이 기간에 주가는 0.16%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5.93% 빠졌다.
다른 종목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작 모멘텀으로 지난달 이후 강세를 보였던 드래곤플라이는 오히려 12.60% 상승했다.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5.23% 하락에 그쳤다.
이는 '경기부진이 우려되는 시기에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임주의 특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산업 전반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변화의 시점을 맞아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경기방어적 특성에 실적도 기대 이상
최근 증시에서 게임업종이 부각된 이유는 내수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와 같다. 대외적으로 경기불안 요인이 가중되면서 수출주보다 안정적 성장이 가능한 내수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 게임 중심으로 성장 · 발전하고 있어 비디오 게임 중심의 미국 및 유럽시장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CD 패키지 및 콘솔 중심의 비디오 게임 산업은 대외 경기변수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및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다른 엔터테인먼트 대체재에 비해 이용료가 저렴하며,새로운 재미가 꾸준히 제공되는 홈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런 장점 때문에 국내 게임산업은 경기가 부진한 시기에도 실적에 큰 변화가 없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산업으로 분류됐다. 학생자녀들이 있는 가정의 경우 경기가 부진한 시기에는 외식을 하거나 야외에 나가는 대신 집안에서 게임을 즐기도록 하는 일이 잦아진다. 게임산업이 경기방어 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여기에 상반기 주요 상장 게임사들의 실적도 높은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돼 당분간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 매출 확대는 중 · 장기 성장 전망의 근거
게임업종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게임 콘퍼런스 차이나조이(China Joy)를 전후한 시기부터다.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로열티 매출이 확대되는 것은 중 · 장기 전망에도 긍정적이다.
2011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68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년 대비 28.1%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게임시장의 고성장은 중국인들의 소득이 향상되고 PC 보급률과 인터넷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상반기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4억8000만명,게임 인구는 3억1000만명으로 증가해 세계 최대 인터넷 및 온라인 게임 이용국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북미,유럽에서 강세를 보이는 비디오 게임시장이 쇠퇴하면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용빈도가 늘고 있는 점도 국내 게임산업에 고무적인 현상이다.
올해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19억3000만 달러로 24.7% 증가할 전망이며,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 진입 및 신규 게임 출시로 시장 활성화
게임산업은 2분기가 연중 최대 비수기이다. 학생들의 시험기간과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정의 달이 겹쳐 게임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지난 2분기 양호한 성장세를 확인했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양호한 성장세를 확인한 가운데 이제 하반기 본격적인 성수기로 진입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수년간 개발된 대작 게임의 신규 출시를 비롯해 다양한 신작 게임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도 게임시장 활성화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와 내년 1분기로 이어지는 시즌에 신규 게임 출시로 게임 이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차이나조이에는 국내의 많은 게임들이 중국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소개됐다. 이 게임들의 상용화가 올 연말 또는 내년 초로 예정돼 있어 향후 해외 로열티 수입 확대가 예상된다. 네오위즈게임즈의 '배틀필드',웹젠의 '배터리',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2',게임하이의 '서든어택',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JC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엠게임의 '열혈강호'가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선보인 국내 게임들이다. 이들은 모두 콘퍼런스 기간 내내 중국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펀더멘털 투자가 필요한 시점
게임산업의 긍정적인 특성은 분명히 부각되지만,게임흥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은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신작 게임 흥행리스크가 크다 보니 투자비용 회수에 대한 부담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출시된 게임이 성공할 경우 콘텐츠 판매에 따른 이익규모가 크게 확대되지만,반대의 경우에는 회사가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는 리스크까지 안아야 한다. 따라서 테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무분별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 이미 게임주는 상당부분 주가에 기대감을 반영한 만큼 앞으로의 투자는 실적 전망,신규 게임 출시 일정 및 시장 반응 등을 면밀히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pump@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