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옆에 장근석도 빌딩 샀다는데…"
'장근석 서태지 고소영 류시원 신동엽 박찬호….' 서울 강남에 수백억원대 중소형 빌딩을 갖고 있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다. 장동건 조인성 박태환 등도 은행PB(프라이빗 뱅커) 등을 통해 빌딩을 매입하려는 대기 수요자로 알려졌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빌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신사 · 논현 · 청담 · 압구정동 등 서울 강남 일대는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데다 이들이 소유한 빌딩이 촘촘하게 들어서 '연예인 빌딩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청담동 S빌딩(일명 신동엽 빌딩),테티스(고소영 빌딩),논현동 정빌딩(서태지 빌딩),신사동 피에스그룹빌딩(박찬호 빌딩)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수 서태지가 2005년 정빌딩을 사들인 이후 연예인들의 강남 빌딩 매입 붐이 불었다. 연예인 · 스포츠 스타가 보유한 빌딩 중 최고가는 지난해 초 이승엽이 매입한 성수동 에스콰이어빌딩으로 시가 330억원대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한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장근석이 청담동에 100억원대 빌딩을 사들이며 강남빌딩 주인이 됐다.

"고소영 옆에 장근석도 빌딩 샀다는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은 전성기 수입으로 재무설계를 하다 보니 부동산 등 안정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소형 빌딩은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받는 데다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아 환금성이 좋고,수요가 뒷받침돼 일정 기간 보유 후 매각해도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연예인들은 자신의 작업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중소형 빌딩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테티스에는 지난해 배우 장동건의 기획사가 입주했다.

한 은행 PB는 "연예인은 직장인과 달리 퇴직연금이 따로 없어 노후 보장용으로 빌딩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며 "외관과 실내공간이 개성적인 빌딩을 주로 선호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빌딩을 사들인 연예인들은 자금 출처 공개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고 매입 사실을 비밀로 부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당당하게 밝히는 추세다.

연예인 이름이 붙은 빌딩의 값이 높게 매겨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김승우 · 김남주 부부가 2008년 매입한 청담동 빌딩은 대로변에 있는 데다 매입 후 1개 층을 증축하고 연예인 소유로 알려지면서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소형 빌딩 매물이 귀해 최근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연예인들이 늘 매수 우선순위 리스트에 오른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빌딩 매입을 결정할 때 기존엔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았지만 최근엔 전문 회사에 의뢰하고 있다.

테티스빌딩과 S빌딩 등을 관리하고 있는 글로벌PMC의 김용남 대표는 "중소형 빌딩은 빌딩 이미지가 임차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매입한 빌딩들은 주변 빌딩보다 임대료도 10~20%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들은 최근 들어 고급 빌라,재건축 아파트,상가 등으로 부동산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룹 빅뱅의 탑은 올해 초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의 고급주택을 샀다. 방송인 노홍철과 축구선수 이영표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다. 김연아와 박지성은 상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