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도 수원 팔달문시장 안이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 사장단이 나타난 것.삼성 사장단이 시장에 등장한 건 저신용 서민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이 사장 등은 상인들에게 장사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를 물어보고,미소금융 대출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삼성그룹은 사장단 방문 직후 미소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400억원을 추가 출연,총 규모를 총 1000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과 · 제빵점,휴게음식점,정비업소 등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출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삼성은 사회봉사단과 법률봉사단,의료봉사단을 운영 중이며 주요 계열사별 봉사팀만 3700여개에 이르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토양이 좋은 곳에서 나무가 잘 자라듯이 기업이 크기 위해선 사회가 튼튼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삼성 사회공헌의 출발점이다.

◆사내봉사팀만 3700개,13만명이 참여

삼성이 사회공헌을 시작한 건 1994년.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뒤 나눔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이듬해 10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사회공한 전담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만들었다.

사회봉사단을 통해 △사회복지 △문화예술 △학술교육 △환경보전 △국제사회 지원 △체육진흥 등 6대 분야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삼성사회봉사단의 특징은 계열사별 현장 조직을 잘 갖췄다는 점이다. 전국 사업장별로 100개의 자원봉사센터를 두고 있으며 그룹 전체적으로 3700여개의 봉사팀을 운영 중이다.

각 봉사팀은 업무 특성과 특기를 살린 나눔 활동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소외계층 주거시설 개선,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사랑의 달리기'를 벌인다. 삼성SDI는 공부방교사 지원과 환경 정화활동을,삼성전기는 불우이웃 무료급식 등을 펼치고 있다. 매년 한 차례씩 모든 자원봉사팀이 모여 성과를 공유하는 '자원봉사 대축제'도 연다. 작년 자원봉사 대축제에는 3000여개 봉사팀,임직원 13만명이 사업장별로 나눔활동을 벌였다.

나눔사업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열린 장학금'이다. 2004년 처음 시작한 이 사업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일시적으로 생활이 곤란한 가정의 고등학생 자녀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전국의 1~2학년 고등학생 3000명에게 등록금과 수업료 등을 1년간 전액 지원한다.

'소년소녀가정 지원사업'도 대표적 나눔활동이다. 매달 전국 소년소녀 가정에 학업보조금 20만원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4년 시작해 작년까지 7년간 326억원을 지원했다. 불의의 사고나 선천적 기형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무료로 얼굴 성형을 해주는 '밝은 얼굴 찾아주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와 치과 주도로 환자 본래의 얼굴을 되찾아 주기 위한 진료와 수술비 전액을 지원해준다. 역시 2004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454명에게 새 얼굴을 찾아줬다. 이 밖에 저소득 가정 자녀들을 위해 공부방 시설을 개 · 보수해주는 '희망 네트워크'도 삼성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미소금융 등 특화된 나눔활동

삼성은 저신용 서민을 위한 대출 프로그램인 미소금융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2009년 12월 미소금융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806건,389억원을 서민들에게 대출해줬다. 11개 국내 미소금융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대출 실적이다.

내수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다. 지난 6월29일 여름 휴가철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내수활성화 지원 방안을 내놨다. 지급 규모만 1000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국민관광상품권 20만원씩을 지급해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가급적 국내 여행을 하도록 권장했다. 2007년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지역을 돕기 위해 50억원 상당의 '태안사랑상품권'을 구입,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또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추석 명절 때 400억원 상당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구입,모든 임직원들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