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13조5000억원)에 인수한다.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공급해온 구글이 휴대폰 제조업에 뛰어들어 삼성전자 LG전자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주식을 주당 40달러,현금 1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주당 40달러는 지난 12일 뉴욕 증시 종가에 63%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휴대폰 메이커 인수 · 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올초 80년 전통의 모토로라에서 휴대폰 사업을 떼어내 출범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파트너인 모토로라를 인수함에 따라 세계 휴대폰 시장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계속 개방형 OS로 공급하고 모토로라를 별개 회사로 운영한다고 해도 삼성 LG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세계 정보기술(IT)업계 최강자인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모바일 패권을 놓고 정면 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거래 관계를 축소하며 특허 공세를 펴고 있는 가운데 안드로이드 동맹을 구축해온 구글이 휴대폰 제조 기술을 확보,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이번 거래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