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이 여주인공 한예슬의 촬영 거부로 15일 결방됐다.사고나 천재지변이 아닌 배우의 촬영 거부로 드라마 결방 사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이날 예정된 11회는 그간의 하이라이트를 모은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됐다.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은 “한예슬이 촬영에 합류하지 않아 방송을 내보낼 수 없었다”며 “한예슬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그의 분량을 제외한 나머지 촬영분을 모아 16일에는 정상적으로 방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와 제작사에 따르면 한예슬은 그동안 강도 높은 촬영 스케줄 등을 이유로 연출자와 갈등을 빚어왔다.지난 13일 촬영장에서 연출자와 공개적으로 다툼을 벌였고,제작사에 연출자 교체까지 요구했다.한예슬은 14일부터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았고,15일엔 미국 LA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드라마가 조기 종영 위기에 처했다.

KBS 관계자는 “16일까지 기다린 뒤 종영할 지,배우를 바꿔서라도 계속 끌고 갈 것인지 시청자 의견을 물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제작사는 한예슬에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한예슬에 대한 네티즌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실망스럽다” “공인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요구사항이 옳더라도 촬영 중에 잠적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그러나 일부는 쪽대본과 밤샘촬영 등 고질적인 방송제작 환경 문제를 지적하며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