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계획에 따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의 특허권 방어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16일 증시전문가들은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의 특허권이 늘어나게 됐다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토로라 주식을 12일자 종가에 63%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0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이번 구글의 인수 발표는 다른 의미보다 특허권 방어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며 "구글이 오픈소스 정책의 큰 전략을 바꾸지 않는 이상 안드로이드 진영(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 제조사)에는 최소한 실 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모토로라는 오랜 기간 휴대전화 사업을 해온 만큼 애플에 밀리지 않는 특허권 방어 능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 팀장은 "실제로 모토로라는 현재 애플에 18개의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 중인 반면 애플은 모토로라에 6개의 소송을 걸고 있다"며 "내용을 떠나 단순 비교로만 따지면 모토로라의 특허권 방어 능력이 애플에 비해 결코 수세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구글이 오픈소스 전략을 급선회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OS의 특허 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안드로이드 진영의 특허권 방어능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남아있다. 구글이 중장기적으로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운영하거나 모토로라에 경쟁사 대비 우선적인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완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모토로라가 구글과의 협업 확대로 자연스럽게 OS 개발역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3위 안드로이드 제조사 자리를 놓고 모토로라와 경쟁 중인 LG전자는 보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금은 구글의 특허가 (애플 등의 공격에)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었는데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많이 밀리던 모토로라가 다른 경쟁사보다 유리해질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는 시장점유율이 높고 갤럭시탭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미 판매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글 입장에서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구글의 수익 원천은 바로 광고"라며 구글의 주력 사업 모델이 안드로이드 OS 플랫폼의 확대에 따른 광고 매출 성장인 점을 고려하면 시장 1위의 제조업체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악화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했다.

앞서 구글 측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모토로라를 별도 사업부로 운영할 계획이며, 안드로이드 OS는 삼성 LG전자 등 타 제조사들에 오픈 플랫폼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