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의 1%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구글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올 2분기에 역대 최고 분기 매출(90억3000만달러)을 달성한 구글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38 · 사진)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의 자신감에 넘친 발언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15일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구글의 돌아온 신화'가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페이지의 도전은 학창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는 동갑내기인 세르게이 브린과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학시절인 1998년 구글을 설립했다.

하지만 페이지는 2001년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엔젤 투자자의 요구로 당시 정보기술(IT) 업체인 노벨의 CEO였던 에릭 슈미트가 구글을 이끌게 된 것.당시 구글을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선장이 필요했고 페이지는 그때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했다.

수렴청정은 10년 만에 끝났다. 올 4월4일 페이지가 다시 구글호의 선장이 됐다. 구글은 지난해 매출 27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검색 서비스 회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벌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경쟁에서 밀리는 등 급변하는 IT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의 CEO 취임 소식이 알려지자 구글의 주가는 바로 6% 정도 빠지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취임 3개월 후 시장의 우려는 기우로 판명났다.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고 구글 주가도 급등했다. 취임 후 그는 가지치기를 단행했다. 무분별하게 퍼져 있던 사업들을 △검색 △광고 △유튜브 △안드로이드 △크롬 △구글플러스 등 6개 핵심 사업부 중심으로 정리한 것.

페이지는 지난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검색에서 벗어나 거대한 사업에 장기적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무인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