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끌어온 낙농가의 원유(原乳) 공급가격 협상이 타결됐다.

낙농가와 우유업계 대표는 16일 오전 ℓ당 704원인 '원유 기본가격'을 834원으로 130원(18.5%) 올리는 동시에 '체세포수 기준 2등급' 원유에 주는 인센티브를 올려 전체적으로 ℓ당 8원의 추가 인상효과를 주는 내용의 인상안에 합의했다. 원유값 인상은 협상이 타결된 이날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는 오후 3시 이사회를 열어 협상안을 의결했다.

우유업체들은 원유값 인상분을 조만간 우유제품 가격에 반영할 방침이어서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5% 미만으로 낮은 우유제품의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인상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그러나 우유업체에 올 연말까진 제품가격을 올리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우유값을 올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의 혐의를 잡아내기 위해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우유업체들이 인상 시점을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낙농가가 받는 원유값은 기본가격에 △유지방 △체세포 △세균수 등 세 가지 기준에 따른 인센티브(또는 페널티)를 더해 정해진다. 이 가운데 체세포수는 우유의 위생등급을 가늠하는 기준의 하나로,이 수치가 낮을수록 인체에 유익한 우유성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좋은 원유로 판정받는다.

이번 합의에선 체세포수 기준 1등급(㎖당 20만 미만)에 추가 지급하는 ℓ당 51.5원은 유지하되 2등급(㎖당 20만~35만) 인센티브는 ℓ당 23.69원에서 47원으로 올렸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1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용을 줄여줌으로써 ℓ당 평균 8원의 인상 효과를 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유업체들이 '1등급 원유만 쓴다'고 광고하는 것은 세균수 기준 등급으로,이번 합의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