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DMC(디지털 미디어 시티)내 랜드마크빌딩의 높이를 133층에서 100층으로 낮추고 주거시설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업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인 · 허가권자인 서울시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133층→100층' 변경 추진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개발 사업자인 서울라이트타워는 지난 10일 133층(640m · 조감도) 단일 건물로 계획된 랜드마크 빌딩을 짓기로 했던 당초 계획안을 바꿔 100층짜리 건물 1동과 50층짜리 2동 등을 건설하는 내용의 사업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원안대로 시공할 경우 1조원 이상의 적자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변경안은 '층수는 낮추고,주거시설은 늘리는' 방안이 골자다. 서울라이트타워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의 경우 70층 이하에서는 3.3㎡ 당 600만원 안팎의 공사비가 들어가는 반면 70층 이상은 하중을 보강하기 위한 철근과 특수 콘크리트 등의 시공에 따라 900만~1000만원에 육박한다"며 "현재로선 랜드마크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층수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거시설의 규모는 12만2711㎡에서 27만2352㎡로 늘어나게 된다. 50층짜리 2개 동에 970가구가량의 주상복합 아파트도 넣는다. 서울라이트타워 측은 이렇게 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어렵다"에 수정안 시행 미지수

서울라이트타워 측은 서울시가 전체 연면적의 절반가량인 숙박 · 업무 · 문화시설을 5년간 임대 · 운영한 뒤 매각하도록 한 조건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매각이 어려워 자금 조기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변경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주거시설이 크게 늘면 특혜 시비를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변경안인지,부지에 적합한 건물 배치인지 등을 DMC 기획위원회의 토의와 전문가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라이트타워는 대우건설 대림산업 두산건설 쌍용건설 등 11개 건설사와 산업은행,하나은행,교직원공제회 등 총 25개 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서울라이트타워는 5년간 10회에 걸쳐 총 4151억원(분납이자 포함)의 땅값을 서울시에 내야 한다. 지금까지 1960억원가량을 납부했으나 지난해 11월과 올 5월분은 내지 못했다.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땅값을 안 내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최고장을 서울라이트타워에 전달한 상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