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눈부신 경제발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릭 페리 주지사의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가 발단이 됐다. 페리는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3번 당선된 인물.3선의 발판은 경제적 업적이다. 그의 재임(2000∼2010) 10년동안 텍사스의 GDP(국내총생산)규모는 26.8% 증가해 뉴욕주보다 커졌다. 50개주 가운데 캘리포니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릭 페리 재임기간중 텍사스의 발전은 마치 급성장하는 동남아 국가와 비슷하며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새로 창출된 고용의 37%가 텍사스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페리의 리더십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0%의 소득세율,의료기관 유치를 위한 다양한 금융 및 세제 혜택,재정지출 축소 등을 페리의 업적으로 꼽았다. WSJ는 "텍사스를 비즈니스의 천국으로 만든 그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과 비교가 안되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워싱턴포스트도 "페리 주지사의 정책은 공화당의 가장 이상적인 정책 모델로 평가 받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페리 주지사의 업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경제학자들의 말을 인용,"텍사스는 풍부한 원유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텍사스의 성장은 리더십이 아닌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었다"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브라운 라이스대 경제학부 교수는 "백악관은 수많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만 그가 텍사스주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그런 심각한 결정을 할 일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또 그가 자랑하는 일자리 창출도 허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새로 창출된 일자리 대부분이 보험혜택도 받지 못하는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중심으로 이뤄져 텍사스경제는 오히려 취약해진 상태라는 얘기다.

한편 그가 티파티 등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지지받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00년 그의 전임자 조지 부시를 대통령을 이끌었던 공화당의 전략가 칼 로브는 "공화당 경선에서 극단적 후보들이 부각되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며 "공화당 경선과 대통령 선거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페리 주지사는 1998년 부지사에 당선된 후 주지사였던 조지 부시가 대통령이 되자 이를 이어받아 2002년부터 3선에 성공했다.

김용준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