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주도권 장악'…中 '선진업체 사냥'…日 '자국기업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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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자에 포위되는 한국기업 - 글로벌 거대기업 부활하나
구글·애플·MS 등 美 IT 빅5, 올 상반기 인수합병 20여건
"한국에 뺏긴 주도권 찾자"…소니·도시바 등 日기업 제휴
中, 올 들어 해외 M&A 107건…업종 안 가리고 좋은 기업 독식
구글·애플·MS 등 美 IT 빅5, 올 상반기 인수합병 20여건
"한국에 뺏긴 주도권 찾자"…소니·도시바 등 日기업 제휴
中, 올 들어 해외 M&A 107건…업종 안 가리고 좋은 기업 독식
미국과 일본,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계에 대형 인수 · 합병(M&A) 등 이합집산이 가속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구글이 125억달러(13조5000억원)를 들여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데서 보듯 글로벌 시장질서를 일거에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강자 동맹'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질서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자들끼리의 대형 M&A 또는 사업제휴를 뜻하는 메가딜(mega deal)을 거친 소수의 절대 강자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어서다.
◆미 · 일 · 중 3국 기업 메가딜 중심
메가딜은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일본,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미국은 구글과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등 핵심 정보기술(IT)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에선 조선과 전자,철강,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리자 히타치 미쓰비시 소니 도시바 등이 경쟁적으로 자국 기업과 사업제휴 또는 합병에 나섰다.
중국 기업들은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전 업종에 걸쳐 선진 기업들을 M&A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박영렬 연세대 교수는 "메가 M&A를 통한 규모의 경쟁이 다시 시작됐고 글로벌 거대 기업이 부활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로선 비상 상황으로 보고 대응하지 않으면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IT 주도권 미국 기업이 장악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IT다. 구글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IBM,HP 등은 올해에만 20건 넘는 M&A를 성사시키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앞날을 위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를 85억달러에 인수했고 애플은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의 특허 부문을 45억달러에 확보했다. 구글도 휴대폰 특허 확보를 위해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이 첨단 스마트 기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특허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 기업으로선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IT 기업들의 M&A 양상은 연관 분야의 신생 기업을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쟁자나 기존 협력사에 총부리를 겨누는 방식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은 2009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오랜 친구였던 HP와 등을 돌리게 됐다.
HP 역시 네트워크 업체인 스리콤과 스토리지 업체인 스리파(3PAR) 인수를 통해 시스코와 EMC 등 협력 관계에 있던 업체들과 적대적 관계로 변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협력관계에 있었던 삼성전자,HTC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경쟁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선진 기업 인수해 맹추격
중국 기업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으로 해외 선진업체와의 M&A를 추진 중이다. 중국 일간 신경보는 16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보고서를 인용,"올해 상반기 중국의 해외 M&A는 10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PwC는 지난해 중국의 해외기업 M&A는 188건에 불과했지만 올 한 해 동안에는 사상 최대인 214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전 석유화학 자동차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좋은 기업을 쓸어담고 있다. 중국 최대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2월 미국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의 자회사를 24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앞서 1월엔 중국 국영 화학업체 란싱이 노르웨이 태양광업체 엘켐을 20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쑤닝은 6월 일본 동종업체 라옥스의 지분 51%를 1억달러에 사들였다.
◆속도내는 일본 기업 이합집산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뺏긴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기술력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자국 기업들끼리의 이합집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히타치는 미쓰비시와 에너지 및 발전사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소니와 도시바,히타치는 삼성전자 등을 겨냥해 휴대폰용 LCD 패널사업 통합에 나섰다. 철강 분야의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전기차에선 닛산과 미쓰비시가 제휴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지필름과 미쓰비시상사는 제약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김수언/임원기/김희경 기자 sookim@hankyung.com
◆미 · 일 · 중 3국 기업 메가딜 중심
메가딜은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일본,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미국은 구글과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등 핵심 정보기술(IT)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에선 조선과 전자,철강,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리자 히타치 미쓰비시 소니 도시바 등이 경쟁적으로 자국 기업과 사업제휴 또는 합병에 나섰다.
중국 기업들은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전 업종에 걸쳐 선진 기업들을 M&A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박영렬 연세대 교수는 "메가 M&A를 통한 규모의 경쟁이 다시 시작됐고 글로벌 거대 기업이 부활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로선 비상 상황으로 보고 대응하지 않으면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IT 주도권 미국 기업이 장악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IT다. 구글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IBM,HP 등은 올해에만 20건 넘는 M&A를 성사시키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앞날을 위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를 85억달러에 인수했고 애플은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의 특허 부문을 45억달러에 확보했다. 구글도 휴대폰 특허 확보를 위해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이 첨단 스마트 기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특허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 기업으로선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IT 기업들의 M&A 양상은 연관 분야의 신생 기업을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쟁자나 기존 협력사에 총부리를 겨누는 방식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은 2009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오랜 친구였던 HP와 등을 돌리게 됐다.
HP 역시 네트워크 업체인 스리콤과 스토리지 업체인 스리파(3PAR) 인수를 통해 시스코와 EMC 등 협력 관계에 있던 업체들과 적대적 관계로 변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협력관계에 있었던 삼성전자,HTC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경쟁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선진 기업 인수해 맹추격
중국 기업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으로 해외 선진업체와의 M&A를 추진 중이다. 중국 일간 신경보는 16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보고서를 인용,"올해 상반기 중국의 해외 M&A는 10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PwC는 지난해 중국의 해외기업 M&A는 188건에 불과했지만 올 한 해 동안에는 사상 최대인 214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전 석유화학 자동차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좋은 기업을 쓸어담고 있다. 중국 최대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2월 미국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의 자회사를 24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앞서 1월엔 중국 국영 화학업체 란싱이 노르웨이 태양광업체 엘켐을 20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쑤닝은 6월 일본 동종업체 라옥스의 지분 51%를 1억달러에 사들였다.
◆속도내는 일본 기업 이합집산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뺏긴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기술력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자국 기업들끼리의 이합집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히타치는 미쓰비시와 에너지 및 발전사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소니와 도시바,히타치는 삼성전자 등을 겨냥해 휴대폰용 LCD 패널사업 통합에 나섰다. 철강 분야의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전기차에선 닛산과 미쓰비시가 제휴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지필름과 미쓰비시상사는 제약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김수언/임원기/김희경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