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값 인상 이후 서울우유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유가격 인상 시기를 놓고 정부와 우유업계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우유가 사실상의 우유값 결정권자로 부상해서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다른 우유업체들도 서울우유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서울우유가 우유값 인상과 관련해 시장의 중심에 선 것은 이 회사가 국내 우유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우유의 시장점유율은 35~40%에 이른다.

중견 우유업체 관계자는 "서울우유 이외의 업체가 먼저 가격을 올리면 (영향력이 미미해) 대형마트에서 납품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먼저 나설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고민도 그만큼 커졌다.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정부 입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까지 우유값을 동결해 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원유값 인상(19.6%) 이후 하루에 2억2000만원가량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과 매일유업도 하루 1억5000만원씩의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추석(9월12일) 직후 우유값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가격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