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출신인 어머니께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비행기표를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

국방부는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매년 한 차례 실시하는 '소원성취 프로젝트'에서 올해 장병 10명과 부대 30곳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17일 밝혔다. 경비는 국민은행이 부담한다.

강원도에서 상근병으로 복무 중인 문병근 병장은 결혼 후 고향 과테말라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머니에게 비행기표를 선물해 달라는 소원을 내 이뤄지게 됐다. 문 병장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과테말라에서 만나 결혼했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어머니는 지금까지 고향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비싼 비행기표 값이 부담이 돼 과테말라행을 포기했다"며 "어머니를 고향으로 보내드리고자 상근병으로 군 생활을 하면서 비행기표 값을 모아왔다"고 말했다.

국군병원에 근무 중인 황건우 병장도 중국 인 아내가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비행기표를 선물하고 싶다는 소원을 냈다. 22살 때 중국 의대로 유학한 황 병장은 같은 대학에서 부인을 만났고 29살 때 군에 입대했다. 황 병장은 "힘들지만 이제 곧 전역하는 저를 기다리며 열심히 사는 아내를 위해 비행기표 2장과 이제부터 만들어갈 행복한 추억을 담을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선희 육군 소령은 어렵게 새로운 가정을 꾸린 부대 군무원에게 결혼식을 열어 주고 싶다고 했고,영북중학교 학생들에게 '군인 선생님'으로 봉사하는 김도균 육군 상병은 제자들에게 1박2일 서울 여행을 보내달라는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