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지수는 기술적 반등 이후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비축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4.83% 급반등, 1870선을 되찾았다. 뉴욕증시가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등 인수·합병(M&A) 호재로 상승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3%대 갭 상승해 1850선을 웃돌며 장을 출발했다.

외국인이 거래일 기준 열흘 만에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어 코스피지수는 1880선을 눈앞에 두고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과 함께 IT(정보기술)주와 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66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성장 둔화와 독일 및 프랑스 정상의 유럽채권 발행 합의 불발로 하락한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열어 유로존 위기 대응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유로채권 발행 문제와 관련해선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유로존 공동경제위원회 창설 제안과 금융거래세 신설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소 방안은 내놨다.

유로존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를 기록, 전 분기(0.8%)보다 둔화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0.3%) 보다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선 전날 코스피지수 강세가 광복절 연휴 기간 오른 세계증시와의 '키맞추기' 과정에서 나타난 기술적 반등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1차 반등 목표치인 1880선에 도달했고,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며 "외국인의 프로그램 추세가 중립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별 주식에 대한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반등이 지속되기 위해선 외국인의 현물 매수 기조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날 외국인 매수세가 긍정적이란 평가다. 지지선은 1830선, 저항선은 1960선으로 예상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들어 외국인의 일평균 매도 금액은 약 2조원 정도였고, 일평균 매수 금액은 약 1조6000억원이었는데 전날 외국인 매수가 1조9000억원에 육박하고 매도가 약 1조2000억원 정도로 줄어든 게 주효했다"며 "단기적인 매도 클라이맥스는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술적 반등의 1차적인 목표치는 낙폭의 절반 되돌림 수준인 1930선"이라며 "아직까지 낙폭이 큰 만큼 장중 등락이 나타나더라도 현 지수대에선 매도보다는 장중 저점에서의 매수 전략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매수가 재개되면서 큰 폭으로 반등한 낙폭과대주와 개인투자자금의 유입으로 관심도가 높아진 중소형 종목 중심의 대응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증시의 가격 메리트를 감안하면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장희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의 채권 대비 매력이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2월 수준만큼이나 커졌다"며 "경험적으로 8월께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점과 최근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좀 더 확실한 투자 방식이란 측면에서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컸던 2008년 후반에도 고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고 장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최근 증시조정으로 부각된 고배당 수익률 종목인 SK텔레콤, 메리츠화재, KB금융, 동양생명, 기업은행,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대한생명, 삼성카드, 동국제강, POSCO, GS,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