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12위(14조원)의 한국전력이 사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는 등 실적에서는 모멘텀(상승동력)을 찾기 힘들지만,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가 투자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접근 방식에 따라 한국전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17일 오후 1시35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300원(1.39%) 오른 2만1850원을 기록 중이다. 2분기 실적부진보다는 낮은 주가수준이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전날 2분기 영업손실이 80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3042억원에 달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적자는 지난해 2분기의 2배"라며 "전기요금이 1.6% 상승했지만, 연료비와 전기구입비는 각각 14.3%와 40.0%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상승했던 에너지가격이 연료단가에 반영돼 33.4% 감소할 것으로 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전기요금인상 로드맵 발표 연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대두, 요금인상 지연에 따른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 등으로 한국전력의 주가는 2008년 이후 신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전력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가 단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해도 현 시점은 한국전력에 대해 매수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25배로 자산가치의 4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평가 매력에도 매수하기 힘들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전력의 주가가 그동안 정책 이슈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주가는 단기 실적보다는 정부의 규제수위에 따라 움직인다"며 "물가상승 우려 때문에 한전에 대한 정부의 규제수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고, 당분간 정부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발전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계속돼 작년 37조원이었던 순차입금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45조원과 55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차입금이 줄어들 만한 이익을 낼 수 있을 때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