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상승하며 19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17일 증시전문가들은 시장과 기업에 대한 낙관이나 비관론을 재점검하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00선을 회복한 상태에서는 지수보다는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인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보다는 중국 관련주, 내수주 등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재정립 해야 한다"며 "1순위로 원화 강세와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혜주, 수급이 양호한 중소형주 그리고 끝으로 낙폭과대 대형주를 살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스피지수 반등이 추세적인 의미보다는 지난주 폭락에 대한 제한적인 되돌림 현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1930선을 회복한 이후에는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낙폭을 일정 부분 회복한 대형중들의 반등 탄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곽중보 삼성증권 수석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잦아들면서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세계 경기둔화에 대한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는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지지수가 1900선 위에서는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에 대형주든 내수주든 어느 한 쪽에 치중하는 투자전략은 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 팀장은 "1900선 아래에서는 반등 여력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었지만, 이후로 2000선까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특히 3분기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탈(내재가치)에 대한 재점검 작업으로 이익에 대한 기존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곽 연구원은 "지금부터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거시경제 지표가 둔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조금씩 줄여서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립적인 시각에서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있는 내수주 등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번 주 대외 변수 중에서는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부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곽 연구원은 언급했다. 그는 "중국 측이 위안화 평가절상이나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를 나타낼지에 따라 새로운 모멘텀(상승 계기)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