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한국 기상예보관 보직이동 너무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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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관들 연구 전념하게 '과학 현업 담당관' 신설을
켄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68 · 사진)은 18일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가진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기상청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 기상청에선 예보관들이 수시로 보직을 옮기고 있다"며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한테 배트보이도 해보라고 옮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오랜 예보 업무 경험을 통해 숙련된 예보관을 키우는 미국과 달리 보직 이동이 잦은 한국에선 전문 예보관을 키워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크로포드 단장은 "2년 전 기상청에 처음 왔을 때는 이런 행태를 바꿔보려고 했지만 한국 기상청의 현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신 "예보관들이 행정 업무 등의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과학 현업 담당관(science and operation officer)'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상청에 행정 업무를 비롯해 다른 기관과 협력 업무를 맡는 담당관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크로포드 단장은 최근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를 기상청이 제대로 예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집중호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관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집중호우에 대한 전 세계 기상기관의 예보를 평균 점수로 매긴다면 1점 만점에 0.2점 수준"이라며 "국민은 만족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건 알지만 그만큼 집중호우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보다 정확한 예보를 위해 "기상청과 국토해양부가 함께 참여해 기상과 물관리를 연계하는 '국가수문(水門) 기상센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로포드 단장은 미국 기상청에서 29년간 재직하면서 오클라호마주 기상대장을 지냈다. 이후 오클라호마대 기상학과 교수로 20년간 재직하다 상근직인 2009년 기상선진화추진단장에 임명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