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동통신 단말기가 주변의 전파 사용 상황에 따라 이용 주파수를 바꾸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그 가운데 5건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고 18일 밝혔다.

인지무선통신이라고 불리우는 이 기술은 이동통신기기가 여러 개의 주파수 가운데 가장 원활하게 무선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주파수를 선택해 교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기존 무선 통신 기기는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인지무선통신은 이를 여러 개의 무선통신용 반도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제어해 동시에 다수의 주파수 대역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효율적인 주파수 사용이 가능하다.현재 주파수는 대역별로 특정 용도로만 쓸 수 있도록 하는 배타적 이용방식이 쓰이고 있다.특정 주파수로 데이터 트래픽(이용량)이 몰리면 아예 교신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스마트폰 확산으로 무선데이터통신량이 늘면서 야구장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통화가 힘들어진 이유다.따라서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탄력적으로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앞장서 개발하고 있다.

ETRI가 이번에 국제전기전자학회(IEEE)로부터 인정받은 국제 표준 기술은 TV방송용 유휴 주파수 대역을 대상으로 한 인지무선통신 특허다.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남는 TV주파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현재 TV방송용으로 할당된 주파수 가운데 쓰이지 않고 비어있는 ‘화이트 스페이스’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인지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화이트 스페이스를 무선데이터통신 용도로 쓸 수 있게 된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