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이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일단 이달 말까지는 대출을 내주지 않는다. 금융감독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일정 한도 내에서 관리하라고 압박하자 '그러면 이번 달 영업은 끝났다'고 소비자에게 선언해버린 것이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지난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주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부분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모든 가계대출을 중단한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수기인 8월에도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12일까지 4700억원(중앙회 기준)에 이르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며 "전면 대출영업 중단은 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달 말까지 일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특히 신용대출은 다음달에도 재개 방침이 정해지지 않으면 계속 신규 취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신규 대출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식으로 증가율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 당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준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억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명목 GDP 증가율이 올해 7%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은 월별로 0.5~0.6% 수준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해야 한다"며 "일부 은행이 '바짝' 영업을 하다 증가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자 부랴부랴 일단 영업 중단 조치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협의 7월 가계대출 증가율(전달 대비)은 1.38%,신한은행 1.18%,우리은행 0.68%,하나은행은 0.6%로 모두 당국의 가이드라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주택 매매 중도금 · 잔금이나 집단대출 등 미리 고객과 약속한 대출은 계속 취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세자금 대출 등 서민대출도 지속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