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과 신한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은행창구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한창호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왜 가계대출을 중단한거죠?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금융당국의 압력때문인데요. 금융위원회가 지난 12일에 시중은행 영업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했는데요. 이자리에서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보통 매월 3조5천억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달 가계대출은 4조3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이달 15일까지도 2조원 넘게 가계대출이 급증했습니다. 지난달부터 가계대출 추세가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결국, 금융당국의 부행장 소집에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경고성 멘트까지 나왔고..시중은행 부행장들은 상당히 긴장했다는 후문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어제부터 잇따라 가계대출 중단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계대출 중단 상황은 어떻습니까? 먼저 농협은 어제부터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주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고객 불편을 감수하고 특단의 대책을 취한 상황입니다. 우리은행도 오늘부터 가계대출에 대한 본부 심사기준을 강화해 생활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의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신한은행도 이달 말까지 금리안전모기지론(기본형)과 비거치식 분할상환방식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신용대출은 신한은행 본점의 재개 방침이 정해지기 전까지 계속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금융당국의 지시로 중단하긴 했는데. 갑자기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하는것은 금융당국도 그렇고 은행들도 그렇고 좀 어설픈 모습인데요. 금융당국과 은행 모두 비판을 받아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금융위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축소라는 명분이 있는데도 대출 중단사태를 충분히 예견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무리수를 뒀습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 과정에서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의 손발도 제대로 맞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설픈 관치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은행권도 역시 가계대출 확대라는 원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요. 이미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이후 하반기에는 가계대출보다는 중소기업 대출에 주력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는 가계대출에 올인했습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대출을 했고, 금융당국의 경고가 있자 곧바로 대출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입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경고에 대해 은행들이 시위성으로 대출중단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행동에 금융당국 상당히 당황해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현 상황을 은행들의 반란이라고까지 해석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대출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는 해명 보도자료를 내며 은행권에 대해 불만을 삭이는 모습입니다. 정말 어이없는 상황인데요. 대출을 받으려는 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네요. 결국 피해는 서민들.소비자들이 떠 안는 모습입니다. 신용담보대출이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담보 대출을 받으려 했던 서민들이 저축은행이나 신협과 같은 2금융권이나 대부업으로 내몰리게 됐습니다. 또, 고정 금리대출로 갈아 타려는 서민들도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시중은행들이 8월말까지 대출 중단을 한다고 하지만.. 이제 9월. 가을 이사철이 다가와도 가계대출 중단될 경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창호기자 ch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