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치닫는 SKTㆍKT '1.8GHz 주파수' 경매, 5400억까지 '껑충'
SK텔레콤과 KT가 맞붙은 1.8㎓(기가헤르츠) 주파수 경매가 과열로 치닫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17일부터 이동통신용으로 지정된 1.8㎓ 주파수의 20㎒(메가헤르츠) 대역 경매에 참여했다.

경매 이틀 째인 18일에도 두 회사는 10차례씩 가격을 써내 입찰가가 5437억원에 이르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틀간 경매에서 최저경쟁가격(시작가격) 4455억원보다 982억원 치솟았다. 7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낙찰가가 고스란히 주파수를 확보한 곳은 물론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9일 두 회사를 대상으로 다시 경매를 시작한다. 동시오름입찰방식으로 진행되는 경매에 참여한 업체들은 이전에 제시된 가격보다 1~3% 높은 가격을 써내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쪽이 주파수를 받게 된다.

문제는 입찰 방식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통신사 관계자는"입찰 전에 산정한 적정한 가격 수준을 넘었더라도 라운드당 가격차가 크지 않아 어느 수준에서 포기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1.8㎓ 경매에서 탈락하면 동시에 매물로 나온 800㎒ 주파수의 10㎒ 대역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할 수 있다. 최저경쟁가격은 2610억원으로 사실상 이 가격에 해당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모두 1.8㎓ 주파수를 확보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축하는 편이 낫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800㎒ 주파수를 외면했다. 1.8㎓ 입찰에 참여해 가격을 한껏 올려놓으면 경쟁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그만큼 마케팅 비용 등에 돈을 쓸 수 없어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파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요금 인상 등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원 수준.1.8㎓ 주파수 가격이 7000억원을 넘어가고,SK텔레콤이 이를 차지하면 영업이익이 3분의 1 이상 줄게 된다.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등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