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18일 유럽과 미국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증시는 일제히 장중 6% 이상 폭락했다. 유럽 증시는 세계 2위 시멘트업체인 스위스 홀심의 2분기 순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이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3.9%로,내년 예상치를 4.5%에서 3.8%로 낮추자 낙폭이 확대됐다. 모건스탠리는 "유럽에서 발생한 재정위기 대응이 충분하지 않고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고 있으며 재정에 대한 각국의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내 유럽계 은행들의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유럽 증시에 이어 개장한 뉴욕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2% 이상 하락 출발한 다우지수는 오전장에서 4% 이상 급락했다. 씨티그룹이 장중 8% 넘게 폭락한 것을 비롯해 모건스탠리 JP모건 바클레이즈 등도 오전장에서 5~7% 추락하는 등 금융주들이 집중타를 맞았다. 마이클 멀라니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경제성장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수준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일단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빼야 한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증시 개장에 앞서 발표된 각종 지표들도 예상치에 못 미쳐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미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전문가 예상치인 0.2%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도 전주보다 9000건 증가한 40만8000건을 기록해 고용 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1.99%까지 하락(채권가격 상승)해 역대 최저치인 2.03%를 밑돌았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