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본고장인 스위스 마을 로만시온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온 로만손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시계 브랜드다. 중동과 터키,러시아 등 주요 수출국에서는 최고급 명품 브랜드로 대접받는다. 김 회장에게 브랜드 스토리를 전해 들은 장 다니엘 스위스시계협회장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마을 이름을 도둑맞았다"며 "이름에 걸맞게 훌륭한 시계 브랜드"라고 로만손을 평가하기도 했다.
로만손은 국내 시계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손목시계의 핵심 구동기기인 기계식 무브먼트(동력장치)의 자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08년에는 포켓 워치용 수동 무브먼트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로만손의 고급 시계 라인에는 에타,론다 등 스위스제 무브먼트가 사용된다.
로만손은 2003년부터 바젤월드 명품관 5.0홀에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열고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다. 매년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스위스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세계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 3월 바젤월드에서는 신제품뿐 아니라 프랑스 파리의 신개선문을 모티브로 한 '로만손' 부스 외관이 화제가 됐다. 로만손 관계자는 "중심축을 이용한 대칭구조 모양으로 웅장한 멋을 살렸다"며 "올해로 창립 23주년을 맞은 '청년' 로만손이 세계로 나아가는 패기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스위스 현지 디자인 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한 신제품 2종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로만손 액티브 라인의 '아트락스'와 프리미어 라인의 '누보'로 이달 말 국내에 출시한다. 두 모델 모두 역동적이고 강렬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세계 일류 시계 브랜드로 비상하려는 로만손의 의지를 표현했다. 판매가격도 99만5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김기석 로만손 사장은 "고급화를 추구하는 로만손의 변신을 주도할 제품들"이라며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이후 구입 문의가 많아 로만손으로선 처음으로 사전 예약판매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두 제품 모두 로만손이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시계편집매장인 '더와치스'에서 판매된다"며 "롯데백화점 노원점 등 3개 백화점에 있는 '더와치스' 매장을 향후 3년 안에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누보'는 역동성을 기본 테마로 새의 날개를 형상화해 디자인됐다. 두 개의 좌우 분리형 날개가 시계 케이스의 양옆을 감싸는 모양을 하고 있다. 다이얼(시계판)과 고무 재질의 스트랩(시계줄)이 부드럽게 하나로 이어진 듯한 디자인도 독특하다. 다이얼에는 4종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달았고 50m 방수 기능도 갖췄다.
'아트락스'는 먹잇감을 노리는 독거미의 강렬한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거미가 먹이를 사냥하기 직전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시계 원판 위에 케이스보다 높은 구조로 붙어 있는 네 개의 족부 형상은 강렬한 느낌을 준다. 검은색 바탕의 다이얼 중간 양쪽에 갈색 원으로 그려진 디스플레이 창은 먹잇감을 노려보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누보'와 같이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스위스 메이드 무브먼트를 장착했고 100m 방수 기능을 갖췄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