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는 '산소탱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1-2012 시즌 정규리그 홈 개막전에서는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박지성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오는 2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프리미어리그 2011-2012 시즌 2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홈경기를 치른다.

국내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박지성의 출전 여부다.

박지성은 시즌 개막 직전 높은 연봉으로 재계약에 성공하며 맨유 핵심선수로 입지를 과시했지만 지난 15일 정규리그 개막전인 1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과의 원정 경기(2-1 맨유 승)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그라운드 주변에서 몸을 풀던 박지성은 후반 7분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다리 통증으로 빠지고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까지 교체돼 나오면서 교체카드가 모두 사용되는 바람에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7일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3-2 맨유 승)에 이어 두 경기째 결장이다.

이 사이 포지션 경쟁자인 애슐리 영(26)은 커뮤니티실드에서 1도움을 올린 데 이어 개막전에서 웨인 루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고 상대의 자책골까지 유도하는 등 맹활약하며 주전 경쟁에서 한발 앞서갔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도 최근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영이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지만 왼쪽 측면에 가장 적합하다"며 신뢰를 표했다.

주로 맨유의 좌측면에서 뛰어온 박지성으로서는 치열한 주전 다툼을 예고하는 달갑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고 박지성의 팀 내 입지를 걱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맨유에서 일곱 번째 시즌을 맞는 박지성은 입단 이후 매년 쉽지 않은 주전 경쟁을 벌였지만 건재를 과시해왔다.

박지성의 존재가치는 큰 무대에서 강팀을 상대로 뛸 때 뛰어난 활약을 보여왔다는 점에 있다.

퍼거슨 감독은 강팀을 상대할 때면 수비가담 능력이 좋은 박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박지성도 기대에 어긋남 없이 정규리그와 FA컵 등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무대에서 아스널과 첼시 등 강호들을 상대로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맨유가 2~3라운드 홈 2연전에서 토트넘, 아스널과 차례로 만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팀 킬러'인 박지성의 출전을 충분히 점쳐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젊은 선수들 위주로 재편 중인 맨유에서 박지성의 경험은 팀의 중심을 잡는 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퍼거슨 감독도 21일 지역 일간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의 경험부족에 대해 "박지성이나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처 등 베테랑들이 있어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우승후보군에 꼽히는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의 활약 여부야말로 올 시즌 주전 경쟁 구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