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D램과 플래시 메모리에 이어 LCD(액정표시장치) 가격도 급락세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패널부문과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흑자 전환 기대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표적인 LCD 제품인 풀HD TV용 40~42인치 패널의 고정거래 가격은 8월 후반기 219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전반기 231달러와 비교해 5% 급락한 역대 최저다.

40~42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8월 295달러에서 지난 4월 232달러로 추락했고 이후 5~7월 237달러로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도 있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급락세로 반전됐다. 미국과 유럽 경기 불안으로 TV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LCD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탓이다.

TV용 46인치 패널 가격도 299달러로 이달 전반기의 307달러 대비 8달러(3%) 떨어지며 30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LED TV용 40~42인치 패널 역시 이달 후반기 가격은 294달러로 전반기(310달러) 대비 16달러(5%) 하락했다. 이 또한 역대 최저 가격이다. TV용 외에 LCD 모니터용 패널,노트북용 패널,휴대폰용 패널 등의 가격도 이달 하반기에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심각한 TV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는 TV 제조업체와 LCD 패널업체 간 가격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며 "일부 패널업체들은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패널업체들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가동률도 낮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LCD 가격은 대부분 업체에서 생산원가에 못미친다"며 "북미지역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3분기엔 수요가 늘어나는 게 보통인데,올해는 생산 조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LCD 가동률은 지난 5월 79%에서 이달 들어 7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10% 하락하면 영업이익률은 3~4%포인트 떨어진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공장 착공을 연기한 것도 LCD 시황 부진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공장 외에 파주 신공장의 8세대 투자 계획도 수정했다. 삼성전자도 앞서 열린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23조원)는 변동이 없지만 LCD 사업은 시황 악화로 인해 시설투자 규모를 일부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