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지수는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세계 경기침체 우려 여파로 6% 넘게 폭락, 연저점으로 추락했다. 전날 뉴욕증시가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폭락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5% 이상 밀리며 출발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우려가 가중된 탓이다.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더 확대, 끝내 1750선 마저도 내 줬다. 코스피200선물 9월물의 하락폭이 5% 이상인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오후 1시3분부터 5분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락폭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이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25.91포인트(10.57%) 폭락한 2007년 8월 16일 이후 최대치인 동시에 역대 세번째로 큰 낙폭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13일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조원이 붕괴됐다. 하루 만에 시총 65조5920억원이 사라져 984조736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 3대 주요지수가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 불안에 여전히 짓눌리면서 1%대 하락 마감했다는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에 이어 JP모건과 웰스파고 등의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JP모건은 올해 4분기 미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5%에서 1.0%로, 내년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5%로 낮췄다. 웰스파고는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 내년의 경우 1.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 19일 한국증시의 하락폭이 다른 국가보다 컸던데 대해 최근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점과 수급적 요인 등을 꼽았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세계 증시 반등 국면에서 한국 증시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급락 시마다 유입된 연기금 매수세가 미약한 점도 이날 지수 하락폭이 깊었던 요인"이라며 "연기금이 매수 기조를 변화시켰다기 보다는 세계 금융시장 혼란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을 감안해 매수 시점을 늦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요 아시아 국가와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에 비해 한국 증시의 지수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이는 세계 경기 수축 우려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수급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인과 관련해선 해외 해지펀드의 손절매(로스컷), 유럽계 장기 펀드의 대규모 매도, 공매도 이후 숏커버링이 나타났고, 개인자금의 경우 주식담보대출의 반대매매,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손절매 등이 이미 지나간 시점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대규모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경험적으로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투신권의 로스컷이 나타난 경우는 하락장의 8~9부 능선을 넘고 있다는 의미"라며 "공포와 회의의 심리가 강할 때 밸류에이션은 의미 없는 수치로 치부되기 십상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청산가치 이하 업종인 은행, 정보기술(IT)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은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대책 마련과 가격 매력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지수 하락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주요국의 대응방안 마련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세계 중앙은행 총재회의 잭슨홀 연설에 집중할 전망이고, 시장기대치를 넘는 대안이 제시된다면 투자심리는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연구위원은 "지금은 당장 시장 흐름을 돌려놓을 만한 확실한 재료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투자는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며 "세계 경기 둔화 우려보다 오는 26일 예정된 잭슨홀에서의 버냉키 FRB 의장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과 국내 증시의 가격매력을 감안해 안정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